부부 재테크 프로젝트 12편 ㅣ내집마련편
전세 계약 만기가 다가오는데 이사는 가기 싫고, 살아보니 집도 나쁘지 않다면 한 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전세 살던 집을 아예 사버리는 겁니다. 조건으로만 보면 가장 유리한 축에 드는데, 11편에서 다룬 ‘집이 있으면 막힌다’와는 정반대 상황입니다. 다만 순서를 잘못 잡으면 대출이 통째로 막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전세 살던 집을 사는 건 조건이 좋습니다
세입자는 무주택자입니다. 그래서 11편에서 다룬 벽에 안 부딪힙니다. 디딤돌대출도 되고, 생애최초라면 그 조건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2025년 6월 28일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겨냥한 것이라, 무주택 세입자는 그 제한에서 비켜나 있습니다. 요즘처럼 대출이 막힌 시기에는 이 점이 꽤 큽니다.
게다가 이사를 안 해도 됩니다. 이사비도 중개보수도 들지 않고, 살아본 집이라 하자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도 부담이 적습니다.
버팀목을 쓰고 있어도 디딤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버팀목 전세대출을 쓰고 있는데 디딤돌을 또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죠.
원칙은 안 됩니다. 기금 규정에 성년인 세대원 전원이 주택도시기금 대출을 이용 중이면 대출 불가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예외가 붙습니다.
기금의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실행일 당일 상환조건부로 대출 가능
디딤돌이 나오는 바로 그날 버팀목을 갚는 조건이면 된다는 뜻입니다. 두 대출이 하루라도 겹치면 안 되고, 같은 날 하나가 나가면서 하나가 들어오는 구조로 맞춰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잔금일에 전부 한 번에 처리됩니다. 은행 입장에서도 흔한 건이라 미리 말씀하시면 일정을 맞춰줍니다. 다만 먼저 말씀하셔야 합니다. 그냥 진행하다가 잔금일에 발견하면 그날 처리가 안 됩니다.
보증금은 매매대금에서 빼고 계산합니다
돈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집주인은 나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고, 나는 집주인에게 매매대금을 줘야 합니다. 서로 주고받을 돈이 있으니 차액만 정산하는 방식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4억 원짜리 집에 보증금 2억 원으로 살고 있었다면, 실제로 준비할 돈은 나머지 2억 원입니다. 여기에 디딤돌대출이 들어가면 자기 돈은 더 줄어듭니다.
다만 전세대출이 끼어 있으면 단순 상계가 안 됩니다. 그 보증금 중 일부는 내 돈이 아니라 은행 돈이기 때문입니다. 은행으로 직접 상환되는 구조라 계약서에 어떻게 적을지가 중요해집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법무사나 은행과 먼저 상의하고 계약서를 쓰셔야 합니다.
집주인도 이 거래를 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세입자에게 파는 것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집을 내놓으면 중개보수가 들고, 사람들이 집을 보러 오는 동안 세입자 협조도 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세입자가 나갈 때 보증금을 마련해줘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세입자가 그 집을 사면 그 문제가 한 번에 정리됩니다.
그래서 시세보다 조금 낮은 가격에 합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조건 깎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서로 아끼는 비용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볼 여지는 있습니다. 최소한 양쪽 다 중개보수를 아낍니다.
신청 시기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디딤돌대출은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 전에 신청. 단,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에는 이전등기 접수일로부터 3개월 이내까지 신청
원칙은 등기 전입니다. 이미 등기를 넘겼다면 접수일로부터 3개월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그 3개월이 지나면 조건을 다 갖췄어도 신청 자체가 안 됩니다.
살던 집을 사는 경우 이게 특히 위험합니다. 이사를 안 하니 실감이 안 나서 “천천히 알아보자” 하고 미루기 쉽습니다. 그러다 석 달이 훌쩍 지나갑니다. 계약을 결정한 시점부터 은행 상담을 시작하시는 게 맞습니다.
배우자 대출도 함께 걸립니다
규정에 하나 더 있습니다. 차주와 배우자가 다른 목적물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중도금대출을 이용 중이면 대출이 안 됩니다. 결혼 예정이거나 세대가 분리된 배우자도 포함됩니다.
배우자가 분양받은 아파트에 중도금대출을 넣어둔 상태라면 여기서 막힙니다. 내 명의로 신청하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아닙니다. 신청 전에 두 사람의 대출 현황을 함께 정리해보셔야 합니다.
오늘 확인할 것
전세 살던 집을 사는 일은 순서만 정리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 매수를 마음먹은 시점에 은행 상담부터 — 등기 전이 원칙, 늦어도 등기 접수 3개월 이내
- 버팀목을 쓰고 있다면 “실행일 당일 상환으로 처리해달라”고 미리 말하기
- 보증금을 매매대금에서 어떻게 뺄지 계약서 쓰기 전에 법무사와 상의
- 배우자 명의 주담대·중도금대출이 있는지 확인

다음 편에서는 아직 집을 고르는 단계인 분들을 위해, 몇 년 안에 집을 사려면 매달 얼마씩 모아야 하는지 계산해보겠습니다.
보증금 정산 방식과 대출 상환 순서는 계약 조건과 기존 대출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기금수탁은행과 법무사에게 본인 상황을 설명하고 순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규정은 수시로 바뀌니 신청 시점 기준을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