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간병 1년, 하루 15만원 앞에서 간병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시어머니는 지하철에서 넘어지시기 전까지는 건강하셨습니다. 그 낙상으로 골반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으신 뒤로 걸어다니시긴 했지만 불편해하셨고, 얼마 안 가 계단에서 또 넘어지셨습니다. 그런데도 자식들에게 말씀을 안 하셔서 아무도 몰랐습니다. 추석날 아침 집에 들렀는데, 아프다고 누운 채 일어나지를 못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딱 1년, 저희 가족은 간병보험이라는 걸 실제로 왜 들어야 하는지 하루하루 몸으로 배웠습니다.

간병인 보험 가입서류

골절에서 시작된 연쇄

추석날 아침 119를 불러 급히 병원으로 모셨는데, 저희가 간 병원은 병실이 부족해서 수술·입원이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안내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어깨뼈가 부러졌고 엉치뼈에도 금이 가 있었습니다. 어깨는 수술, 엉치는 시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수술 후 거의 두 달 가까이 입원하셨고, 그 기간 동안 저희 가족이 돌아가며 간병했습니다. 간병이 처음이다 보니 서투르고 힘들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퇴원 후 요양병원으로 옮기셨는데, 거기서 장염으로 일반병원에 재입원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생긴 것입니다. 항생제를 쓸 수 없는 데다 전염성까지 있어 공동 간병인실에는 들어갈 수 없었고, 1인실 격리 신세가 됐습니다. 한 병원은 아예 받아주지 않아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식사를 제대로 못 드시면서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한동안 위험한 고비도 있었습니다. 링거로 영양을 공급하며 버티시다 조금씩 나아져 다시 요양병원으로 가셨는데, 거기서도 내성균 때문에 계속 1인실 격리였습니다. 1인실인 만큼 가족이 돌아가며 간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간병비 하루 15만원, 한 달이면 450만원

1인실 격리 상태가 길어지면서 개인 간병인을 쓸지 고민했는데, 비용이 하루 14만~16만원이었습니다. 30일로 계산하면 450만원 안팎입니다. 간병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그게 맞는 값이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돈이었습니다. 결국 가족이 돌아가며 직접 간병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요즘 개인 간병인 시세는 1:1 기준 하루 12만~14만원, 월로는 300만~5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저희 경우가 유별난 게 아니었습니다.

돌아가며 간병하는 몇 달을 겪으면서 생각이 분명해졌습니다. 이 부담이 언젠가 딸에게 그대로 넘어가면 안 되겠다. 그 생각이 든 순간 바로 간병보험을 알아봤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필요 없다고 했지만 설득해서 함께 가입했습니다.

그래서 가입한 간병보험

제가 가입한 간병보험은 20년납·100세 보장 구조입니다. 월 보험료는 약 5만원, 입원 시 하루 20만원을 보장받고 요양병원 입원도 보장 범위에 들어갑니다. 20년만 내면 100세까지 보장이 유지되는 비갱신형이라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보험들은 대부분 갱신형이라, 나이가 들수록 갱신 때마다 보험료가 오르고 100세까지 보장받으려면 100세까지 계속 납입해야 합니다. 요즘은 100세시대라고 하니 기본으로 100세까지는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가입한 보험은 비갱신형으로, 가입시 보험료가 20년 그대로 고정이고 그때까지만 내면 100세까지 보장받는다는 게 장점입니다.

간병보험, 고를 때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 갱신형인지 비갱신형인지부터 봅니다. 60대 이하라면 비갱신 100세 보장을 우선 검토하고, 70대 이상이라면 갱신형의 남은 기간 대비 보험료를 따져보는 게 낫습니다.
  • 요양병원 입원이 보장 범위에 들어가는지 확인합니다. 저희처럼 요양병원과 일반병원을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상품에 따라 요양병원은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하루 보장액이 실제 간병비 시세와 맞는지 봅니다. 개인 간병비가 하루 12만~16만원 수준이니, 보장액이 그에 못 미치면 차액은 결국 본인 부담입니다. 그래서 요즘 새로 나온 간병보험은 간병인을 보내주는 보험도 있습니다. 나중에 물가가 올라도 사람을 보낸주는 거니 우리가 추가 부담할 필요가 없는거죠.
  • 건강할 때, 되도록 일찍 가입합니다. 병력이 생긴 뒤 가입하려면 보험료가 훨씬 비싸지거나 가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간병비, 건강보험이 일부 떠안기 시작합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손 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2027년 상반기부터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시키는 시범사업이 시작됩니다. 의료중심 요양병원 약 500곳, 환자 약 8만 5천명이 대상이며, 장기요양 1~2등급이나 희귀난치·중증질환처럼 상태가 무거운 환자부터 우선 적용됩니다. 중증 환자는 본인부담률이 현재 100%에서 30% 안팎으로 크게 낮아집니다. 다만 상태가 가벼운 환자는 오히려 본인부담이 20%에서 40%로, 선택입원군은 40%에서 60%로 올라가는 구조라 모두에게 유리한 건 아닙니다. 아직 시범사업 단계이고 본사업 전환은 2030년까지 지켜봐야 하니, 지금 당장 간병비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는 아닙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중간에 많이 좋아지셔서 5인실로 옮기고 편안하게 지내신 시기도 있었습니다. 가끔 들러 얼굴 뵙고 오곤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다시 안 좋아지셔서 종합병원에 입원하셨는데, 다행히 이번엔 내성균이 없어 공동 간병인실에 계십니다. 작년 추석날 입원하신 게 벌써 1년 전 일입니다.

아는 분 어머님은 요양원에서 15년을 지내다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오래 끌고 싶지 않은데, 그게 제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니 미리 준비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래 사는 것보다, 그 시간을 누가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훨씬 현실적인 문제였습니다. 간병보험은 그 답을 전부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누구 돈으로, 누가 간병할 것인가”라는 질문 하나는 미리 정해두게 해줍니다.

이 글의 보험 상품 정보는 저희 가족이 실제로 가입한 사례이며, 보장 내용과 보험료는 가입 시점·나이·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간병보험을 알아보실 때는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보험 설계사나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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