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의 힘, 10년 일찍 시작하면 2억 7천만원이 차이납니다

지난 편에서는 폭락장을 버티는 법을 봤습니다. 버텨야 하는 이유는 결국 시간이 돈을 불려주기 때문인데, 그 원리가 바로 복리의 힘입니다. “일찍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실제로 몇 년 차이가 결과를 얼마나 바꾸는지 숫자로 보면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복리의 힘을 계산해보며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보는 손

복리가 뭔지부터 — 단리랑 뭐가 다른가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100만원을 연 7% 단리로 10년 넣으면 매년 7만원씩만 늘어나 170만원이 됩니다. 반면 복리는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습니다. 첫해 늘어난 7만원이 다음 해에는 원금에 합쳐져서, 그 위에 또 이자가 붙는 식입니다. 같은 100만원, 같은 연 7%인데 10년 뒤 단리는 170만원, 복리로는 약 197만원이 됩니다. 기간이 짧을 땐 단리와 복리 차이가 크지 않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격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집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게 바로 복리의 힘입니다.

복리의 힘, 10년 일찍 시작하면 얼마나 차이날까

매달 30만원씩, 연 7% 수익률을 가정하고 60세까지 모은다고 해보겠습니다. 25세에 시작한 사람과 35세에 시작한 사람을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시작 나이투자 기간총 납입 원금60세 예상 금액
25세35년약 1억 2,600만원약 4억 9,800만원
35세25년약 9,000만원약 2억 2,800만원

10년 먼저 시작한 만큼 더 넣은 원금은 3,600만원뿐입니다. 그런데 60세 시점의 최종 금액 차이는 약 2억 7,000만원에 달합니다. 더 낸 돈보다 불어난 돈의 차이가 훨씬 큰 이유는, 25세에 넣은 돈이 10년 더 오랫동안 복리로 굴러갔기 때문입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언제 넣었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특히 처음 10~15년은 원금과 불어난 금액의 차이가 눈에 잘 안 보입니다. 원금 대비 쌓인 이자가 아직 적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이자가 이자를 낳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마지막 10년 동안 늘어나는 금액이 앞의 20년 동안 늘어난 금액을 넘어서는 구간이 옵니다. 그래서 복리는 초반에는 지루하고, 뒤로 갈수록 체감이 커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 수익률이나 복리로 불려주는 게 아닙니다

위 계산은 연 7% 수익률이 매년 꾸준히 유지된다는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떤 해는 20% 오르고 어떤 해는 15% 빠지는 식으로 들쭉날쭉하다가, 장기 평균을 내보면 그 정도 수준에 수렴하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지난 편에서 다룬 “폭락장을 버티는 법”이 복리와 짝을 이룹니다. 중간에 겁먹고 팔아버리면 그 해의 손실만 확정될 뿐, 그 뒤에 오는 회복과 복리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합니다.

또한 원금 손실 없이 확정적으로 불어나는 예금·적금과 달리, 주식·펀드형 투자는 수익률 자체가 매년 달라지고 손실이 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복리의 힘은 “반드시 이만큼 번다”가 아니라, “같은 평균 수익률이라면 일찍·오래 넣을수록 유리하다”는 구조를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복리를 실제로 활용하는 법

복리 효과를 실제로 누리려면 몇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배당이나 이자를 받는 즉시 쓰지 않고 재투자해야 복리가 이어집니다. 둘째, 세금이 이연되는 계좌를 활용하면 그 세금만큼 더 오래 굴릴 수 있습니다. ISA나 IRP·연금저축처럼 세제 혜택이 있는 계좌가 여기 해당합니다. 셋째, 무엇보다 중간에 꺼내 쓰지 않아야 합니다. 5년 모은 걸 한 번 꺼내 쓰면, 그동안 쌓인 복리 효과가 그 시점에서 리셋됩니다.

금액을 키우는 것보다 시작 시점을 당기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앞의 표에서 35세에 시작한 사람이 25세 시작한 사람만큼 모으려면, 매달 30만원이 아니라 훨씬 큰 금액을 넣어야 겨우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돈이 좀 모이면 그때 시작하자”고 미루는 몇 년이, 나중에는 훨씬 큰 금액으로도 메우기 힘든 격차가 됩니다.

시작하기 전에 확인할 순서

  1.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금액부터 정합니다. 금액보다 지금 시작하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2. 세제 혜택이 있는 계좌부터 확인합니다. ISA·연금저축·IRP는 세금 이연만으로도 복리 효과가 커집니다.
  3. 배당·이자는 자동으로 재투자되게 설정합니다. 손으로 챙기지 않으면 재투자를 잊기 쉽습니다.
  4. 중간에 꺼내 쓰지 않을 만큼만 넣습니다. 생활비와 확실히 분리된 돈이어야 합니다.
  5. 몇 년 뒤 다시 계산해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 대비 불어난 비율이 체감됩니다.

복리는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그냥 시간이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재미도 없고, 초반 몇 년은 원금과 별 차이가 없어 보여서 지루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의 표에서 보셨듯, 그 지루한 10년이 마지막에 가장 큰 차이를 만듭니다. 오늘 시작하는 게 내년에 시작하는 것보다 낫다는 건, 늘 그렇듯 오늘도 유효합니다. 금액이 작아서 망설여진다면, 일단 시작해서 시간을 벌어두는 쪽이 나중에 금액을 키우는 것보다 훨씬 큰 무기가 됩니다.

이 글의 계산은 연 7%라는 특정 수익률을 매년 꾸준히 유지한다고 가정한 예시이며, 실제 투자 수익률과 원금 손실 가능성은 상품·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실제 투자 전에는 금융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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