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재테크 프로젝트 19편 ㅣ세금편
ISA 계좌를 부부 중 한 명만 만들어서 쓰고 있다면, 나머지 한 명 몫의 한도가 그냥 비어 있는 셈입니다. ISA는 세대가 아니라 사람 기준으로 한도가 정해지기 때문에, 부부 ISA 계좌를 각자 하나씩 만들면 가구 전체 한도가 그대로 두 배가 됩니다.
지난 편에서는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에서 인적공제와 의료비를 누구에게 몰아줄지를 다뤘습니다. 이번 편은 몰아주기가 아니라, 부부라는 조건 자체가 한도를 늘려주는 몇 안 되는 계좌 이야기입니다.
부부 ISA 계좌는 세대가 아니라 개인 기준입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한 사람이 하나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 “1인 1계좌” 규정 때문에 부부는 공동으로 하나를 못 만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한도가 사람 단위라서, 배우자와 합산되지 않고 각자 따로 계산됩니다. 남편이 하나, 아내가 하나, 이렇게 두 계좌를 만들 수 있고 이건 부부 합산이 아니라 완전히 별개의 한도입니다.
다만 자기 명의 계좌에는 자기 소득으로만 납입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 계좌에 대신 돈을 넣어주는 방식으로는 한도를 못 늘립니다. 각자 자기 이름으로 계좌를 열고 자기 돈을 넣어야, 부부 ISA 계좌의 두 배 효과가 생깁니다.
한도가 정확히 얼마나 늘어나나
ISA는 연간 2,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그해에 다 못 채운 금액은 다음 해로 이월됩니다. 계좌를 유지하는 동안 누적으로 넣을 수 있는 총한도는 1억원입니다. 한 사람 기준으로도 적은 금액이 아닌데, 부부가 각자 하나씩 가지면 가구 기준으로는 이렇게 됩니다.
| 혼자 가입 | 부부 각자 가입 | |
|---|---|---|
| 연간 납입한도 | 2,000만원 | 4,000만원 |
| 총 납입한도 | 1억원 | 2억원 |
연 4,000만원을 한꺼번에 채울 여력이 있는 집은 많지 않겠지만, 목돈이 생겼을 때(퇴직금, 상여금, 부모님 지원 등) 한쪽 계좌에만 몰아넣다가 연 2,000만원 한도에 막히는 경우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배우자 계좌로 나눠 넣으면 그 자리에서 한도가 풀립니다.
비과세 혜택도 두 배로 받습니다
ISA의 진짜 이점은 한도보다 세금 쪽에 있습니다. 계좌 안에서 나온 이자·배당 같은 수익에 비과세 한도가 있고, 그 한도를 넘는 수익에는 9.9%의 낮은 세율만 붙습니다. 일반 계좌에서 같은 수익이 났다면 15.4%를 떼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꽤 큽니다.
비과세 한도는 가입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 유형 | 비과세 한도 | 대상 |
|---|---|---|
| 일반형 | 200만원 | 소득 제한 없음 |
| 서민형·농어민형 | 400만원 | 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000만원 이하 종합소득이 있으면 종합소득금액 3,800만원 이하 |
부부가 각자 계좌를 가지면 이 비과세 한도도 각자 적용됩니다. 둘 다 일반형이면 합쳐서 400만원, 둘 다 서민형이면 800만원까지 비과세입니다.
부부라서 유형이 갈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맞벌이 부부라면 볼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서민형 조건은 개인 소득 기준이라, 부부 중 한쪽만 해당될 수 있습니다.
남편 총급여가 6,000만원, 아내 총급여가 4,000만원이라면 남편은 일반형(200만원)만 가능하고 아내는 서민형(400만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득이 낮은 쪽이 오히려 비과세 혜택은 더 큰 셈입니다. 계좌를 개설할 때 자동으로 서민형이 적용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신청해야 하니, 조건이 되는데 모르고 일반형으로 가입한 경우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전환 신청을 해보시는 게 낫습니다.
가입 조건과 유지 기간
가입 대상은 만 19세 이상 거주자, 또는 15~19세 미만이면서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입니다. 계좌를 열면 최소 3년은 유지해야 비과세·저율과세 혜택이 온전히 적용됩니다. 3년 전에 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세제 혜택이 다시 계산되니, 급전이 필요해서 깨는 상황이 아니라면 3년은 채우고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부부가 함께 시작한다면 개설 시점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의 3년은 각자 계좌가 열린 날부터 따로 셉니다.
⚠️ 2026년 세제개편안에 일반 ISA 계좌의 유지 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만기가 되면 계속 연장해서 무기한으로 유지할 수 있는데, 이 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2027년 이후 신규 가입·연장분부터 5년으로 묶입니다. 아직 국회를 통과한 확정 법이 아니고, 연간 한도 이월을 없애는 안은 투자자 반발로 정부가 이미 철회했습니다. 같은 개편안에 국내 상장주식·국내 주식형펀드에만 투자하면 배당·이자를 한도 없이 비과세해주는 생산적금융 ISA를 새로 만드는 내용도 있는데, 이것도 2027년 신규 가입분부터라 지금은 가입할 수 없는 계좌입니다. 지금 가입하시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만기 연장 시점이 2027년 이후라면 그때 조건을 한 번 더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시작하는 순서
- 각자 총급여·종합소득을 확인합니다. 서민형 조건(총급여 5,000만원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이 되는지 부부 각자 따져봅니다.
- 증권사나 은행에서 각자 명의로 계좌를 엽니다. 배우자 것까지 한 번에 만들 수는 없고, 각자 본인 신분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 서민형 조건이 되면 가입할 때 신청합니다. 자동 적용이 아니라 본인이 유형을 선택해야 합니다.
- 목돈이 생기면 한도가 남은 쪽부터 채웁니다. 한쪽이 연 2,000만원을 다 채웠다면 나머지는 배우자 계좌로 넣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계좌들은 대부분 누구 앞으로 몰지부터 계산해야 했습니다. ISA는 다릅니다. 둘 다 하나씩 만들면 그걸로 끝입니다. 계산이 필요 없다는 것 자체가 장점이라, 아직 안 만드셨다면 제일 손이 덜 가는 숙제로 남겨두시면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부모님께 결혼자금을 지원받을 때 증여세가 어디까지 걸리는지 보겠습니다. 1억 5천만원이라는 기준이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