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재테크 프로젝트 29편 ㅣ마무리편
이직을 준비하느라, 건강이 안 좋아져서, 부모님 병간호 때문에 — 이유는 다양해도 부부 중 한쪽이 얼마간 일을 쉬어야 하는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막상 닥치면 감정적으로도 힘든데, 그 와중에 챙겨야 할 행정 절차까지 놓치면 나중에 손해가 더 커집니다. 한쪽이 일을 쉬게 됐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지난 편에서는 부부 보험을 정리하면서 뭘 남기고 뭘 없앨지 봤습니다. 이번 편은 소득이 갑자기 끊기는 상황에서 실제로 챙겨야 할 것들을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한쪽이 일을 쉬게 됐을 때, 제일 먼저 볼 건 퇴사 사유입니다
이직 준비나 휴식이 목적이라도, 회사를 그만두는 형식이 비자발적이었는지 자발적이었는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권고사직, 계약기간 만료, 정년퇴직, 폐업처럼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그만둔 경우는 구직급여(실업급여) 대상이 됩니다. 반면 스스로 사표를 낸 경우는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니지만, 예외 사유가 있다면 자발적 퇴사도 받을 수 있습니다.
비자발적이라면 구직급여부터 신청하세요
구직급여를 받으려면 퇴직 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 가입기간(보수가 지급된 날 기준)이 180일 이상이어야 합니다. 2026년 기준 지급액은 이직 전 평균임금의 60%이며, 1일 상한액 68,100원, 1일 하한액 66,048원입니다. 30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월 약 204만원에서 198만원 사이입니다.
| 구분 | 1일 금액 | 월 환산(30일) |
|---|---|---|
| 상한액 | 68,100원 | 약 204만 3천원 |
| 하한액 | 66,048원 | 약 198만 1천원 |
받을 수 있는 기간(소정급여일수)은 나이와 고용보험 가입기간에 따라 120일에서 270일까지입니다. 50세 미만이고 가입기간 1년 미만이면 120일, 10년 이상이면 240일이고, 50세 이상이거나 장애인이면 같은 조건에서 최대 270일까지 늘어납니다.
자발적으로 그만뒀어도 예외 사유가 있습니다
본인이 사표를 냈더라도,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하기 어려웠던 객관적 사정이 있었다면 예외적으로 구직급여 대상이 됩니다.
- 퇴사 전 1년 이내 2개월 이상 임금이 체불됐거나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은 경우
- 사업장 이전·전근으로 통근 왕복 시간이 3시간 이상 걸리게 된 경우
- 배우자나 부양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이사하면서 퇴사한 경우
- 본인 질병이나 가족 간호 때문에 정상 근무가 어려웠던 경우
-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 회사 귀책사유가 있었던 경우
해당될 것 같다면 퇴사 전에 미리 고용센터나 노무사를 통해 확인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퇴사 사유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수급 여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회사와 협의해서 퇴사 사유를 “권고사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나중에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크게 달라지니 이 부분도 미리 챙겨두는 게 좋습니다.
건강보험은 배우자 피부양자로 옮기세요
퇴사하면 직장가입자 자격이 사라지고, 그대로 두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보험료가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가 직장가입자라면, 소득이 없어진 쪽을 피부양자로 등록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2026년 기준 피부양자 요건은 연간 합산소득 2,000만원 이하, 재산세 과세표준 5억 4천만원 이하입니다. 이 두 조건을 충족하면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새로 내지 않아도 됩니다. 지역가입자로 한 번 전환되고 나서 뒤늦게 피부양자로 다시 등록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사이 몇 달치 지역보험료를 그냥 내게 되는 셈이니 퇴사 직후 바로 처리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연말정산에서는 인적공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소득이 없어진 배우자는 연간 소득 100만원 이하(근로소득만 있다면 총급여 500만원 이하) 조건을 채우면 남은 배우자의 연말정산에서 기본공제 150만원과 함께 인적공제 대상이 됩니다. 소득 공백기라도 세금 쪽에서는 오히려 유리해지는 부분이니, 연말정산 시즌에 놓치지 않고 챙기시면 됩니다.
정리할 순서
- 퇴사 사유부터 명확히 합니다. 비자발적인지, 예외로 인정되는 자발적 퇴사인지 확인합니다.
- 해당되면 퇴사 후 즉시 구직급여를 신청합니다. 워크넷 구직등록과 고용센터 방문이 필요합니다.
-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부터 처리합니다. 지역가입자로 자동 전환되기 전에 서둘러야 합니다.
- 가계 고정비를 다시 점검합니다. 구독료·보험료처럼 한 번 손보면 계속 줄어드는 항목부터 확인하고, 소득이 줄어든 기간에 맞춰 지출 구조를 잠깐 조정해둡니다.
- 연말정산 인적공제 대상 여부를 기록해둡니다. 연말에 놓치지 않도록 미리 메모해두면 됩니다.
한쪽이 일을 쉬게 됐을 때는 마음도 복잡하고 챙길 것도 많아서, 행정 절차까지 뒤로 미루기 쉽습니다. 그런데 구직급여도, 피부양자 등록도 시점을 놓치면 손해로 이어지는 항목들이라,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순서대로 처리해두는 게 나중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소득이 하나로 줄어드는 몇 달은 힘들지만, 챙길 걸 다 챙기고 나면 생각보다 버틸 만한 구간이라는 것도 함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1년 치 우리 집 재무 리포트를 만드는 법을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