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할 때 새는 돈: 중개보수 상한요율부터 이사비까지

부부 재테크 프로젝트 26편 ㅣ가족이벤트편

이사 예산을 짤 때 보통 보증금이랑 관리비 정산까지만 계산하고, 정작 계약서에 도장 찍기 직전에 더 나가는 돈은 따로 안 챙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개보수와 이사비가 대표적입니다. 둘 다 “대충 이 정도겠지”로 넘어가기 쉬운데, 실제로는 협상 여지가 있거나 시기에 따라 확 달라지는 항목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사교육비를 소득 대비 얼마나 쓰는 게 맞는지 봤습니다. 이번 편은 이사할 때 새는 돈, 그중에서도 중개보수와 이사비를 짚어보겠습니다.

이사할 때 새는 돈을 줄이려고 중개보수와 이사 견적을 확인하는 모습

이사할 때 새는 돈, 중개보수는 정액이 아니라 상한요율입니다

중개보수(복비)를 두고 “얼마 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흔히 정해진 금액이 있는 것처럼 알고 있는데, 정확히는 거래금액에 곱하는 상한요율입니다. 이 요율을 넘겨 받으면 안 된다는 뜻이지, 이 요율만큼 반드시 다 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거래금액매매·교환 상한요율임대차(전세) 상한요율
5천만원 미만0.6% (한도 25만원)0.5% (한도 20만원)
5천만원~2억원 미만0.5% (한도 80만원)0.4% (한도 30만원)
2억~9억원(전세는 6억) 미만0.4%0.3%
9억~12억원(전세는 6~12억)0.5%0.4%
12억~15억원0.6%0.5%
15억원 이상0.7%0.6%

서울시 기준으로, 전세 1억 5천만원짜리 집이면 상한액은 1억 5천만원 × 0.3% = 45만원입니다. 지역마다 조례로 정하는 구조라 시·도별로 요율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계약 전에 해당 지역 기준을 한 번 확인해보는 게 안전합니다. 그리고 이 표는 “상한”이라, 중개사와 협의해서 그보다 낮게 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막상 중개사무소에서 협의를 꺼내기 어렵다면 “상한요율이 이 정도로 알고 있는데, 조금 조정 가능할까요?” 정도로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시작이 됩니다. 특히 매물을 여러 번 보여주지 않고 빠르게 계약이 성사된 경우, 이사 시즌이 아닌 비수기인 경우에는 협의 여지가 더 있는 편입니다.

부가세가 별도로 붙을 수 있습니다

중개보수를 계산해서 내밀었는데 그 위에 10%가 더 붙어서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개사무소가 일반과세 사업자라면 중개보수에 부가가치세 10%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한액이 45만원이면 부가세 포함 49만 5천원이 되는 식입니다.

이걸 계약 당일에 처음 듣고 당황하지 않으려면, 계약서 작성 전에 “부가세 별도인가요, 포함인가요”를 미리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현금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를 요청할 수 있는지도 같이 확인해두면, 나중에 금액 관련 분쟁이 생겼을 때 근거 자료가 됩니다.

이사비는 성수기에 20~30% 더 붙습니다

포장이사 비용은 짐 양과 거리에 따라 갈리지만, 대략적인 시세는 원룸·오피스텔이 30만~55만원, 투룸 이상은 2톤 트럭이 들어가면서 60만원 안팎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계절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30평형대 아파트처럼 짐이 많은 집은 규모 자체가 다릅니다. 30~34평은 5톤 트럭이 기본이라 130만원 선부터 시작하고, 짐이 많으면 5톤 하나로도 모자라 트럭을 추가로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사다리차를 출발지·도착지 양쪽에서 쓰면 비용이 두 배로 잡히고(층수에 따라 한쪽당 15만~28만원 선), 피아노 같은 전문 운반이 필요한 품목은 업라이트 기준 10만원 안팎이 따로 붙습니다. 원목으로 된 대형 가구는 표준 단가표는 없지만 부피·무게 때문에 인력이 더 필요해 추가 인건비가 청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수가 크신 분들은 위 소형 기준 금액이 아니라 이 기준으로 예산을 잡으셔야 합니다.

봄·가을 이사 성수기, 주말, “손 없는 날”, 월말에는 같은 짐량이라도 20~30% 할증이 붙습니다. “손 없는 날”은 음력으로 날짜 끝자리가 9·0인 날을 가리키는데, 미신이라도 이사·개업일로 몰리는 실제 수요일이라 이날은 견적 자체가 비쌉니다. 손 없는 날을 굳이 고집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할증을 피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사용 제한이 있으면 사다리차 비용이 별도로 추가되고, 에어컨 이전 설치도 대부분 견적에서 빠져 있어 따로 청구됩니다. 이사 예산을 잡을 때 이 두 가지(사다리차, 에어컨 이전)를 빼먹고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항목을 합쳐서 예시로 계산해보면 이사할 때 새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감이 옵니다. 전세 1억 5천만원 원룸 기준으로, 중개보수 상한액 45만원 + 부가세 별도일 경우 4만 5천원 + 성수기 포장이사(평시 40만원 기준 20% 할증) 8만원이 더해지면, 미리 계산하지 않았을 때 예상보다 10만원 넘게 더 나가는 셈입니다.

이사 전에 확인할 순서

  1. 중개보수 상한액을 미리 계산해봅니다. 거래금액에 요율표를 곱해서 상한선을 확인하고, 그 안에서 협의 여지가 있는지 물어봅니다.
  2. 부가세 포함 여부를 계약 전에 확인합니다. “포함”과 “별도”는 10% 차이라 꽤 큽니다.
  3. 이사 견적은 최소 두세 곳에서 받습니다. 같은 짐량이라도 업체별로 차이가 큽니다.
  4. 가능하면 성수기·주말·손 없는 날을 피합니다. 날짜만 옮겨도 20~30%를 아낄 수 있습니다.
  5. 사다리차·에어컨 이전 필요 여부를 견적 요청 시 미리 알립니다. 당일에 추가되면 협상력이 없어집니다.

이사할 때 새는 돈은 보증금처럼 큰 항목이 아니라, 물어보지 않아서 놓치는 자잘한 항목들입니다. 상한요율표도 이사 견적도 결국 물어봐야 알 수 있는 구조라서, 한 번 더 확인하는 수고가 고스란히 돈으로 돌아옵니다.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 5분, 견적 비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양가 경조사비, 우리 집 기준을 어떻게 정하면 좋을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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