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재테크 프로젝트 25편 ㅣ아이편
다른 집은 학원을 몇 개나 보내는지, 한 달에 얼마나 쓰는지 궁금해서 주변에 슬쩍 물어본 적 있으신가요? 근데 물어볼수록 오히려 더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는 두 개만 보낸다고 하고 누구는 다섯 개를 보낸다고 하니, 우리 집 사교육비 적정 비율이 맞는 건지 감이 안 잡히는 거죠.
지난 편에서는 아이 명의 통장에 증여세 없이 넣을 수 있는 금액을 봤습니다. 이번 편은 그 돈이 결국 어디로 많이 흘러가는지, 사교육비를 실제 통계와 소득 대비 비중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사교육비 적정 비율을 따지기 전에, 실제로 얼마씩 쓰는지부터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교육부·통계청)를 보면, 많이 인용되는 “1인당 월평균 45만 8천원”이라는 숫자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이건 학원을 다니는 아이와 안 다니는 아이를 전부 합쳐서 나눈 평균입니다. 실제로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만 따로 보면 숫자가 확 달라집니다.
| 구분 | 전체 학생 평균 (안 다니는 아이 포함) | 실제 참여 학생 평균 |
|---|---|---|
| 초등학교 | 43만 3천원 | 51만 2천원 |
| 중학교 | 46만 1천원 | 63만 2천원 |
| 고등학교 | 49만 9천원 | 79만 3천원 |
| 전체 평균 | 45만 8천원 | 60만 4천원 |
고등학생만 놓고 보면 실제로 학원에 다니는 아이의 부모는 평균 79만 3천원을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평균이 45만원이라던데 우리 집은 왜 이렇게 많이 나가지”라고 느꼈다면, 비교 대상 자체가 달랐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2025년 조사에서는 사교육비 총액(27조 5천억원)이 전년보다 5.7% 줄었는데, 이걸 보고 “사교육비 부담이 줄고 있구나”라고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같은 기간 사교육 참여율도 75.7%로 4.3%p 떨어졌는데, 이건 학생 수 자체가 저출산으로 줄어든 영향이 섞여 있어서 1인당 지출이 줄었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총액만 보고 판단하면 우리 집 상황과는 다른 얘기를 하게 됩니다.
소득이 다르면 격차는 훨씬 커집니다
사교육비는 소득에 따라 갈리는 폭이 큽니다. 2024년 기준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학생은 월 67만 6천원을 사교육에 썼고, 300만원 미만 가구의 학생은 월 20만 5천원을 썼습니다. 세 배가 넘는 차이입니다.
이 격차가 말해주는 건 “돈을 더 쓰면 더 좋다”가 아니라, 절대 금액을 남과 비교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소득 자체가 다른 집과 우리 집의 지출액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항상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4인 가구 소비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 이미 24%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사교육비조사를 겹쳐서 보면, 초중고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의 월 소비지출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20%에서 2023년 24%까지 늘었습니다. 6년 새 4%p가 늘어난 셈인데, 이 비중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흐름 자체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그럼 24%가 사교육비 적정 비율인가요?”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아닙니다. 이 숫자는 전국 평균이 실제로 어디쯤 와 있는지 보여주는 참고치일 뿐, 우리 집이 따라가야 할 목표치가 아닙니다. 소비지출의 4분의 1가량이 자녀 두 명의 학원비로 나간다는 뜻인데, 여기에 식비·주거비·통신비 같은 고정 생활비까지 더하면 저축으로 돌릴 여력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구조라는 점만 기억해두면 됩니다.
“몇 %가 정답”은 없습니다 — 대신 이렇게 계산해보세요
정부나 전문가가 공식적으로 정한 사교육비 적정 비율은 없습니다. 소득, 자녀 수, 노후 준비 상황이 집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신 아래 순서로 우리 집 숫자를 직접 뽑아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 월 사교육비 총액을 부부 실수령액 합계로 나눠 봅니다. (사교육비 ÷ 월 실수령액) × 100 = 우리 집 비중입니다.
- 이 비중이 저축·노후자금 비중을 갉아먹고 있지 않은지 봅니다. 사교육비가 늘어난 만큼 노후 저축이 줄었다면, 지금 학원비가 몇 년 뒤 생활비 부담으로 옮겨가는 것뿐입니다.
- 자녀가 둘 이상이면 각자 비중을 따로 계산합니다. 합산 비중만 보면 특정 자녀에게 쏠린 지출을 놓치기 쉽습니다.
- 비중이 매년 오르고 있다면, 그 이유를 구분합니다. 학년이 올라가서 자연스럽게 느는 건지, 불안해서 하나씩 더 얹은 건지에 따라 대응이 다릅니다.
- 줄일 항목을 정할 땐 효과가 적은 것부터 봅니다. 여러 과목을 얕게 다니는 것보다, 우선순위를 정해 필요한 과목에 집중하는 쪽이 비중을 낮추면서도 타격이 적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 실수령액 합계가 월 600만원이고 사교육비로 90만원을 쓰고 있다면 비중은 15%입니다. 여기에 저축·노후자금으로 매달 120만원을 따로 떼어두고 있다면,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90만원을 쓰면서 저축이 매달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 비중 자체보다 이 지출이 다른 항목을 밀어내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합니다.
“얼마가 정상인가”는 사실 잘못된 질문입니다. 맞는 질문은 “우리 집 기준으로 지속 가능한가”입니다. 전국 평균도 옆집 숫자도 참고치일 뿐, 몇 년을 계속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인지가 진짜 기준입니다. 계산기 한 번 꺼내서 우리 집 비중을 직접 뽑아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사할 때 새는 돈, 중개보수부터 이사비까지 짚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