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120개 동네의원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100세시대 노후준비 편에서 “오래 사는 기간만큼 아프거나 돌봄이 필요한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고 짚었는데, 그 공백을 메우려는 실제 제도가 9월 29일 시작됐습니다.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정식 명칭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입니다. 동네의원에서 치료뿐 아니라 건강관리와 돌봄 연계까지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간병보험 편에서 다룬 것처럼, 병원비·간병비 못지않게 “평소에 꾸준히 관리받을 곳이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라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책상위에 놓여있는 청진기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달라지는 것

지금까지 동네의원은 아플 때 가서 진료받고 끝나는 곳이었습니다. 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원은 다릅니다. 의사·간호사·영양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사회복지사 같은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다학제 팀을 꾸려서, 등록한 환자 개인별로 맞춤형 관리계획을 세웁니다. 질병 치료는 기본이고, 약물 관리, 교육·상담, 방문 진료·간호, 지역사회 돌봄 자원 연계까지 묶어서 제공합니다. 보건복지부가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사는 곳 중심”의 일차의료 체계를 만들겠다며 내놓은 약 3년짜리 시범사업입니다.

제도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료는 진료 행위 하나하나에 값을 매기는 행위별수가제가 기본이었는데, 이 시범사업은 환자 단위로 연간 관리료를 매기는 통합수가제를 함께 적용합니다. 교육·상담 같은 서비스는 통합수가제로, 진료·검사·처치는 참여기관이 행위별수가제와 통합수가제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올 때마다 건별로 계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 환자를 1년 동안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수가를 설계했다는 뜻입니다.

비용은 그대로

제도가 복잡해 보여도 환자가 내는 돈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등록 환자는 진료받을 때 시범사업 참여 전과 동일한 수준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되고, 등록이나 참여 자체에 따른 추가 비용은 없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늘어난 만큼 돈을 더 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674곳이 신청해서 120곳이 선정

참여를 희망한 의료기관은 674곳이었고, 사업 수행 역량과 다학제 팀 운영계획의 타당성 등을 평가해 최종 120개 의원이 선정됐습니다. 다학제 팀을 자체적으로 꾸려 운영하는 단독모형이 20개, 거점지원기관과 협력해서 팀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모형이 100개입니다. 경쟁률이 5대 1을 넘는다는 뜻이라, 아무 병원이나 들어간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상과 등록 방법

사업 대상은 통합적 관리 수요가 높은 50세 이상 지역주민입니다. 의료기관 공모는 이미 8월 초에 마감돼 지금 새로 신청할 수 있는 건 의료기관이 아니라 환자 쪽입니다. 50세 이상이라면 참여 의원 중 원하는 곳을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참여 신청서를 쓰고 등록할 수 있습니다. 거주지 근처에 참여 의원이 있는지는 해당 의원에 직접 문의하거나, 보건복지부 보도자료·관할 보건소를 통해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전국 120개뿐이라 근처에 없을 수도 있는데, 그 경우라도 미리 알아두면 향후 사업이 확대될 때 빠르게 챙길 수 있습니다.

기존 제도와 중복 등록은 불가

이미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이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등록돼 있다면, 같은 환자가 이번 시범사업에 중복으로 등록하는 건 제한됩니다. 비슷해 보이는 제도가 여러 개 있다 보니 헷갈리기 쉬운데, 이번 시범사업은 이름 그대로 별도로 운영되는 새 제도라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어느 제도에 등록돼 있는지 헷갈린다면 다니던 병원이나 보건소에 먼저 확인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확인해볼 순서

  1. 만 50세 이상인지,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합니다.
  2. 이미 장애인 건강주치의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등록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중복 등록은 안 됩니다.
  3. 거주지 근처 참여 의원이 있는지 해당 의원이나 보건소에 문의합니다.
  4. 참여 의원을 찾았다면 참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등록합니다. 본인부담금은 기존과 같습니다.
  5. 등록 후에는 맞춤형 관리계획에 따라 정기적으로 관리받습니다. 방문 진료·간호나 돌봄 자원 연계가 필요하면 담당 팀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요청 범위는 등록한 의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병원 한 곳과의 관계가 치료에서 끝나지 않고 관리로 이어진다는 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의 핵심입니다. 그동안은 아프면 이 병원 저 병원을 따로따로 다니다가, 정작 평소 건강 상태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곳은 없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학제 팀이 한 사람의 건강을 꾸준히 들여다본다는 건, 그 공백을 메우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아직 3년짜리 시범사업이라 전국 모든 동네에 있는 건 아니지만, 거주지 근처에 참여 의원이 있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이 글의 내용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참여 의원 명단과 세부 운영 방식은 지역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3년짜리 시범사업인 만큼 중간에 참여 기관이 늘거나 운영 방식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확한 참여 여부와 절차는 관할 보건소나 보건복지부 콜센터(129)를 통해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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